노나무는 간암. 간경화. 백혈병 등 갖가지 간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식물 능소화과의 낙엽 활엽 교목. 높이는 10미터 정도이며, 잎은 마주나거나 돌려난다.
7월에 엷은 노란 꽃이 가지 끝에 원추(圓錐) 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가을에 길게 늘어져 익는다. 관상용으로 재배되며 열매와 나무껍질은 한방에서 약재로 쓰인다
노나무는 그 열매에 특징이 있다. 열매가 노끈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진다. 그래서 이 나무를 노끈나무라고도 부른다. 꼬투리 열매가 아카시아나 회화나무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리는데 그보다 더 길다. 길이가 보통 30센티미터쯤 된다. 잎이 다 져버린 겨울에도 노나무는 길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잎은 오동 잎을 닮아 크고 시원스럽다. 가지는 굵고 수가 적어서 우직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으며 빨리 자라고 또 굵게 자라는 나무다. 꽃이나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고 한자로는 재백목이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추수.의수.목왕이라고 부르며 <본초강목>에서는 백 가지 나무 중에서 으뜸이라 하여 목왕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겼다. 이 나무에는 벼락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뇌신목 또는 뇌전동이라 불렀고, 궁궐이나 절간을 지을 때 노나무 목재를 즐겨 썼다. 노나무는 땅속이나 물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 썩지 않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나막신이나 다릿발의 재료로도 널리 썼다.
꽃은 한 여름에 핀다. 나팔처럼 생긴 희 꽃이 송이송이 모여서 피는데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긴 꼬투리 열매는 이듬해 봄까지 매달려 있다가 봄바람을 맞아서 나뭇가지에 이리저리 부딪혀서 씨앗이 땅에 흩어진다. 노나무 열매를 한약재로 쓴다.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에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목각두라고 하여 신장염.복막염.요독증.부종 등에 쓰고 이뇨제 원료로도 많이 쓴다.
어린 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는데 구연산과 알칼리염이 들어 있어서 맛이 시고 떫으며 약간 독이 있다. 민간에서 노나무 잎은 무좀에 효과가 있다 하여 찧어 붙이기도 한다. 노나무는 간암.간경화.백혈병 등 갖가지 간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잎과 줄기.가지.뿌리 등 어느 부분이나 약으로 쓸 수 있으며 하루 30~40그램을 푹 달여 두고 아침 저녁으로 그 물을 마신다. 체질이 민감한 사람, 곧 소양체질인 사람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조금씩 마시다가 차츰 양을 늘려 가는 것이 안전하다.
백혈병에는 노나무 말린 것 1200그램, 다슬기 9리터, 산머루 덩굴이나 뿌리 말린 것 1200그램을 한데 넣고 오래 달여서 그 탕액을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밥먹기 전에 먹는다. 노나무는 약화된 간세포를 되살아나게 하여 본래의 기능을 되찾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신부전증 치료에도 노나무를 쓸 수 있다. 노나무 잎과 접골목, 옥수수 수염을 같은 양으로 한데 넣고 달여 마시고는 어떤 방법으로도 낫지 않던 신부전증 환자 몇 사람이 완치된 일이 있다. 노나무는 목재로나 약재로나 쓸모가 많은 나무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큰 나무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재목으로 쓰기 위해 마구 베어 버린 까닭이다. 경복궁 안에 큰 노나무가 몇 그루 있다. 노나무는 정원수나 가로수로도 쓸 만하다. 빨리 자라고 잎이 널찍하여 그늘이 많으며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날 뿐만 아니라 꽃에 꿀이 많으므로 밀원식물로도 각광받을 만하다.
번식도 어렵지 않다. 긴 꼬투리 씨앗을 따서 봄철에 땅에 뿌리면 싹이 잘 나고 가꾸기도 쉽다. 자람이 빠르고 땅을 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노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미국에서 들여온 꽃개오동나무가 있다. 꽃개오동나무는 노나무와 매우 흡사하여 구별이 어렵다. 다만 꽃이 약간 더 붉은빛을 띠고 잎이 약간 더 크다는 특징이 있다. 한때 미국에서 꽃개오동나무를 들여와 황금수니 영목이니 하고 선전하여 널리 심은 적이 있다. 재질이 단단하고 내구성이 강하므로 철도 침목으로 쓸 계획이었으나 하늘소의 피해가 심하고 바람에 쉽게 넘어가 버려 재배에 실패했다. 노나무는 앞으로 그 가치와 쓰임새가 무한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나무는 건재 한약방 같은 곳에서 구하기 어렵다. 간혹 시골 노인들한테 물으면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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