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 호르몬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은 모두 기공이다
세상에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있지만, 지나치게 건강해서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돈 버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명예를 탐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 자체는 크게 비난할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산속에서 조난을 당하게 되면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손에 넣은 것들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이나 명예가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것이 통용되는 사회는 상상외로 좁다. 거액의 수표를 끊는다 해도 조난을 당한 상황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10배, 100배의 돈을 벌었다 해서 10배, 100배를 먹은 것은 아니다. 역시 10배, 100배를 더 사는 것도 아니다. 반면에 성공한 사람일수록 고독하게 살기 쉽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주위에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도 회사일에만 열중하면 당시는 만족할지 모르나 정년이 가까워지면서 '내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하는 회의를 품게 된다. 이런 회의가 생기는 이유는 기존의 생활 방식에서 진정한 만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일에 열중하는 생활 방식이 꼭 허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세상이 그만큼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마즈로의 욕구 단계설로 설명한다면, 전쟁 후 우리는 제 1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계에서 시작하여 안전과 소속의 욕구도 충족시켰고, 현재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자기실현의 욕구로 전환하고 있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내가 잘 되고 회사가 잘 된다면야……'라는 생각은 더 이상 현대인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겨 돈과 명예를 획득했다고 가정하자. 과거에는 그런 성공을 향해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아메리카 드림은 더 이상 박수를 받을 수 없다. 남을 짓밟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왜냐하면 공생의 규칙이 확립되지 않는 한 인류는 멸망을 향해 치달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 파괴 등의 행위는 자신 스스로 목을 조이는 행위와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건강할 때나 성공을 거두고 있을 당시에는 좀처럼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기분이 최고조일 때도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 이와 반대로 구사일생을 했거나 실의의 밑바닥에 빠져 있을 때 혹은 큰 병에 걸려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런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면 기존의 사고는 백팔십도 달라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질병이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살다가 생사의 고비를 헤매게 하는 질병과 맞닥뜨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뜨이고 이제까지 굳어 있던 사고에 균열이 생긴다. 그 시점이 언제인가가 문제다. 병상에서 뉘우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가능하면 더 빨리 깨우치는 게 좋다.
내 인생이니 어떻게 살아가든 내 마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지금까지 아무리 자기 멋대로 살아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역시 누구나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심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위해 혹은 이웃을 위해 뭔가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가끔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뇌내 엔돌핀 이야기를 해준다. 건강한 사람이나 현재 자기 생활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은 처음에는 좀처럼 수긍하지 않지만 어떤 계기가 생기면 갑자기 순수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바로 이럴 때 나는 의사가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병에 걸릴 확률을 현저하게 줄이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의사는 삼기 중에서 주로 약과 메스에만 의존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화를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대화를 통한 치료는 환자의 몸 속에 있는 본연의 치유력을 이끌어내서 병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아무 부작용이 없으므로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치료법이다. 전통 무예에서는 흡기와 호기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숨을 들이마셨다가 바로 내뱉는 것은 좋지 않으니,
숨을 들이마시는 것과 내뱉는 동작을 잠시 멈추라는 것이다.
그러면 혈관이 확장하여 대사 작용이 좋아진다.
내뱉을 때는 가슴안의 혈관이 확장되지만 그 밖의 부분은 수축된다.
따라서 숨을 멈추었을 때 밸런스가 가장 좋다. 바로 이때 나쁜 기가 빠져나간다.
무도를 하는 사람은 바로 이 호흡법을 활용하고 있다.
기공 역시 동양의학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태극권을 기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태극권을 기공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태극권만 기공은 아니다. 넓은 개념에서 태극권이나 기타 무술을 비롯 명상도 기공에 포함된다. 즉,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은 편안한 상태에서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바로 기공인 셈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기공이며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걸어가는 것이나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 상상하는 것도 기공이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하는 것도 기공이다. 자연계의 에너지 리듬에 맞게 뇌내 호르몬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은 모두 기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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